할리우드 3D 영화에 한 몫하는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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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3D 영화에 한 몫하는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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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중에 영화 '아바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바타는 2009년에 개봉했던 영화이다. 2023년인 지금도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영화이기도 하다. 12년 만인 2022년에 아바타2가 개봉했고, 팬이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흥행 신드롬을 이어갔다.

 

 

파랗고 인간보다 몇 배는 큰 나비족. 그렇지만 큰 거부감은 없는 그런 캐릭터. 그 나비족을 한국인들이 만들었다.

뉴질랜드의 '웨타 디지털' 소속인 한국인 애니메이터 9인이다.

 

웨타 디지털은 뉴질랜드 웰링턴에 있는 할리우드 시각 효과 전문 회사이다. 피터 잭슨(반지의 제왕 감독)과 리차드 테일러(현 웨타 워크숍 대표)와 제이미 설커크(반지의 제왕 편지자)가 1993년 공동으로 설립했다. 2007년에는 웨타 디지털의 senior supervisor인 조 레터리 또한 공동대표가 되었다. 

 

2021년 11월에 Unity가 VFX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16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아바타의 CG 작업 전부를 웨타 디지털이 맡아서 했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아바타1이 개봉할 당시 크진 않지만 국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정리해서 말하고자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노응호 김기현 이선진 이진우 임창의 장정민

 

장정민

1973년 서울 출생

웨타 디지털의 시니어 모델러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 학사

 

2007년 영화 스파이더맨3 모델링

2007년 영화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모델링

2008년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 모델링

2009년 영화 러블리 본즈 모델링

2009년 영화 아바타 모델링

 

 

이들은 아바타에서 외계인 장면 전부와 정글을 창조했다. 장정민은 '나비족'의 차기 지도자인 쯔테이를 비롯해 외계인 8명을 만들었다. 캐릭터의 근육이나 뼈, 힘줄 같은 세부 묘사의 80%도 그의 몫이었다. 이진우는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로 캐릭터들의 디테일한 표정을 맞았다. 메인 캐릭터로는 표정을 1000개가량 만들었다고 한다. 시니어 애니메이터 박지영은 다리가 여섯 개인 동물들을 비롯해 현실에 없는 장면들을 만들었다. 이 밖에 다수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캐릭터를 창작하거나 디테일한 작업을 마무리했다.

 

장정민은 인터뷰에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매우 꼼꼼하다고 했다. 개봉 1주일 전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감독님이 정말 끝의 끝까지 완벽하게 하려는 분이신가보다. 

 


 

이 외에도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 소울(2021), 토이스토리4(2019), 코코(2017), 인사이드 아웃(2015), 몬스터 대학교(2013), UP(2009), 라따뚜이(2007).. 이 애니메이션들은 솔직히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칸 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상을 받은 애니메이션이자 한국에도 친숙한 영화 제목들이다. 이 대표작에 모두 참여한 한국인이 있다. 디즈니 픽사 소속 김재형 애니메이터이다. 

 

 

김재형은 영화 속 캐릭터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일을 한다. 올해 초 개봉했고, 개인적으로도 감명깊게 본 영화 '소울'에서 주인공인 '조' 캐릭터를 구현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애니메이터의 꿈을 꾼 것은 아니었다. 그는 서른이 넘을 때까지 의대를 졸업한 의사였다.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레지던트 과정도 1년을 마쳤을 때, 적성에 맞지 않는 의사 말고 다른 분야로의 꿈을 꿨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어릴 적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고 자랐다. 애니메이션 분야를 좋아해 의대 재학 시절 애니메이션 공부를 위해 휴학을 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동경하던 애니메이터를 하기로 결심이 서자 바로 행동에 옮겼다.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Academy of Art University)에 들어가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졸업 후 인턴으로 픽사에 취업했다. 인턴이 끝난 후 게임회사 블리자드에 들어가 '스타크래프트 2'를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 그리고 다시 픽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픽사의 장점으로 '수평적 소통방식'을 꼽았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감독이 주도하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애니메이션 한 편에 500~600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엔칸토:마법의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로 제작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디즈니에서 15년째 근무 중이다. 그 중 '엔칸토'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으로 진행한 두 번째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도 처음부터 애니메이터였던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구두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가 처음 디자인한 구두는 폐업 위기던 구두 회사를 살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한 강의에서 그는 "당시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내가 디자인한 구두를 신은 사람들을 평균 2~3명씩 만났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2년 6개월 만에 구두회사를 나왔다. 

 

그 뒤 김재형 애니메이터와 마찬가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유니버시티'에서 컴퓨터 아트를 공부했다. 졸업 후에넌 댈러스에 있는 DNA 프로덕션 컴퍼니에서 일을 시작했다. 주로 어린이 TV 채널에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19년 개봉했던 겨울왕국 2에도 참여했다. 또한, 볼트(2008), (라푼젤(2011), (주토피아(2016), 빅히어로6(2014) 등 디즈니 픽사 과거 대표작에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할리우드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 처음부터 애니메이터를 꿈꾼 사람부터 직업을 바꾼 사람들까지. 우리의 창의력과 꼼꼼함이 빛을 발하고 있는 분야이다. 끝으로 웨타FX에 있는 최종진 CG 슈퍼바이저는 한국인 출신 아티스트들에 대한 밝은 미래를 귀띔했다. 한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한국인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코로나 19 팬데믹 영향이 큰 것 같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많은 OTT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VFX 아티스트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한국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이 예전보다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내가 처음 할리우드에서 일을 할 수 있었던 방법은 오로지 유학이었다. 미술 대학을 나와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지원하는 루트가 많았는데 지금은 한국에서 공부해도 포트폴리오가 좋다면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에겐 아직 친숙한 분야는 아니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많은 상상을 하며 만화도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 꿈을 꾼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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